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스웜 전술 (문단 편집) ==== 유목민의 정치적 약점 ==== 앞서 언급한 유목민의 근본적 한계로 인하여, 야전에서는 매우 강한 형태의 군대를 운용할 수는 있어도, 그러한 군대가 사시사철을 작전계획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다. 이러한 부족제적 세력에서 군대는 해마다 정례적으로 약탈에 동원되는 것이기에 ('''약탈경제'''라는 말이 있는 것을 상기해보라), 약탈은 정치적이거나 신념적인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생존과 생활상의 문제였기 때문에 강력한 방어선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압한다"라는 의지를 애초에 기대할 수가 없었으며, 그러한 약탈 캠페인(campaign)에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이룩하지 못하면 [[부족장]] 권위의 실추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먹고 살기 위한 약탈인지라, 리턴이 크면 부족장이 가지 말라 해도 가고, 리스크가 크면 부족장이 뭐라 해도 안 가는 형태다. 또, "창칼을 부딛히는 것만이 싸움"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면, 이미 [[손자]]도 모공편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말을 했듯, 싸우지 않고 전력을 보존하면서 상대방의 전략적 목표달성을 완전히 어그러뜨려놓는 정주민족들의 강력한 거점방어 전략은 '''정주민족이 유목민을 야전에서 상대하기 어려운 것 이상으로, 유목민들에게는 무지막지하게 '더럽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야전에서 스웜전술에 정면으로 맞서서 격파하기 힘들다면, 야전을 거부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지연전으로 맞상대하는 것. 그러한 효율성에 비한다면, 소규모 경작지가 자잘하게 약탈당하는 정도는 정주민족의 입장에서는 피해라고 할 수도 없음은 물론이다. 애초에 유목하지 않고 안정된 기반을 이룩하여 산출 가능한 경작물과 잉여생산물로 막대한 경제적 산물, 여력, 인구를 자랑하는 것은 정주민족의 전략적 이점이다. 평생을 말 위에서 사는 덕분에 강한 기병전력을 갖게 된 것이 유목민들의 전략적 이점인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자잘한 피해 따위 금새 회복하는 막강한 경제적 여력을 100% 발휘하여 약탈하러 쳐들어온 놈들에게 솥바닥이나 긁으라고 내주고, 철통같이 방어하여 아무런 소득이 없도록 한 결과, 그 침략자들이 그 해의 약탈이 매우 부실해지고, 이득도 없는데 수고만 하고, 부족장 [[권위]]는 실추되고, 내분과 불만으로 허송세월하도록 헛수고로 만들어버리면 '''그거야말로 효율 100%의 스웜전술 상대법'''이며, 실제로 역사상 유목민과 맞붙은 민족들은 모두 그런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대처를 해 온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무리 정주민이 유목민에 비해 부유하다지만, [[변경]]의 소규모 정착지를 약탈하는 수준으로는 대규모 약탈대를 구성할만한 동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약탈로는 대규모 약탈대 코에 붙이기에도 모자라며, 따라서 소집단 단위의 약탈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물론, 정주 제국의 입장에서는 이런 소규모 약탈대는 딱히 위협적이지도 않고 그 피해가 크지도 않다. 당하는 정착지 주민 입장에서야 피눈물이 날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보통 이런 정착지 주민들은 정말로 가진 게 없어서 변경에까지 와야 하는 [[빈민]]이거나 아니면 중죄인, 혹은 [[천민]]이나 해방노예들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아예 중앙정부에 의해 끌려왔다든가 아니면 아예 둔전병으로써 반병반농인 경우도 있다.] 아니면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처럼 수시로 [[예방전쟁]]의 개념으로 먼저 쳐들어가서 아예 [[마적|마적떼]] 같은건 만들 궁리도 못하게 유목민 지역의 경제적 기반을 수시로 박살을 내버리고 유목민을 알거지로 만들어버리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대규모 약탈대를 만족시킬만한 약탈물을 얻기 위해서는 재화와 물자가 집중된 성읍이나 도시를 터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이런 성읍과 도시는 당연히 요새화 우선도가 높은 거점이 된다. 그리고 유목민과 비교할 수 없이 우월한 생산력을 가진 정주민족의 요새화는 많은 경우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튀르크족에게 시달리던 [[동로마 제국]]의 축성술은 왠만한 도시의 [[성벽]]은 두겹씩 둘러쳐버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아나톨리아 전역이 튀르크족에게 석권된 이후에도 이런 요새화된 도시들은 수십년 이상이나 제국의 기치를 올리며 버텨냈다고 할 정도이고, 중국같은 경우 [[만리장성]] 처럼 역사에 위업으로 남을 정도로 엄청난 성벽을 건설하기까지 했을 정도인 것이다. 또한, 유목민족보다 훨씬 [[인구]]가 많은 정주민의 경우 기병의 숫자에서는 유목민보다 밀리더라도 보병을 포함한 총 병력의 숫자에서는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기병이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평야]]에서의 야전과는 달리 요새를 거점으로 한 방어전에서는 보병도 충분히 기병을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이 될 수 있다. 물론 평야에서도 보병이 [[팔랑크스]] 같은걸 들고 나오거나 [[테르시오]]와 유사하게 창병으로 궁병을 보호하는 방진을 구성한다면 이 경우에도 기병의 절대적 우세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리고 유목민의 경우 야전에서는 아주 강하지만 생산력과 공학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공성전]]에서는 그렇게까지 강한 면모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런 요새화된 거점을 들이받는 것은 별로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유목민 입장에서는 약탈도 [[사업]]인데 빨리 한탕 크게 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공성전 한다고 죽치고 앉아있는다거나, 짜잘한 마을이나 털자고 한도끝도없이 돌아다니고 싶겠는가? 자칫하면 약탈대가 고향을 비운 사이에 남겨둔 가족이나 소중한 목초지를 빼앗길지도 모르는데... 또한 주변 마을들을 철저히 털고 돌아다닌다 치더라도 원래 도시는 교통의 요지에 형성되기 마련이니 정주민도 바보가 아닌 이상 가능한 한 주변 영역을 통제하기 쉬운 곳에 거점을 건절했을 것이고, 여력이 있는 상태라면 이 거점을 기반으로 약탈대를 역습하여 타격을 입히려고 시도할 것이다. 재수없으면 [[지리]]를 잘 파악한 정주제국의 군대에 몰려 스웜전술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든 험지같은 곳으로 외통수에 몰려 섬멸당할지도 모르는 것. 이렇게 되면 자신은 만리타향의 고혼이 되고 고향에 남겨둔 처자식은 노예로 끌려가는 신세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정주민족에게 유목민의 약탈을 막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던 것처럼 유목민에게도 정주민을 약탈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즉, 요약한다면, "[[유목민]]이 침입했는데 바로 격퇴 못시키고, 지방을 털고 다니도록 냅둘 수 밖에 없으니 대처가 불가능하다"라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선형방어 개념으로 "이 방어선 안에 침입을 허용하면 패배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요새화한 [[원숭환]]의 [[영원성 전투|영원성]] 하나로 청의 만주팔기를 수성전으로 도륙내버린 것이 이 전략의 전형이다. ] [[면#s-2.2]] 형태의 영토를 지배하는 국가, 즉 <정주민 국가>에서는 각각의 국가가 지배하는 면과 면이 만나는 [[선#s-6]]이 발생하게 되고, 이 선이 바로 [[국경선]]으로써 선형 방어를 위한 방어선이 된다. 따라서 정주민 국가의 전쟁은 기본적으로 영토를 빼앗으려는 전쟁, 즉 상대가 지배하는 면을 빼앗아 내가 지배하는 면에 포함시키려는 전쟁이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상대의 지배영역과 내 지배영역을 나누는 경계선을 상대 쪽으로 밀어내기 위한 [[전쟁]]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국경이 명확한 경계선 형태로 고착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고, 전근대의 국경은 양국의 영향력이 길항하는 영역, 즉 경계'''지'''의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는 하지만, 어차피 이해를 돕도록 간략화한 비유이니 그런가보다 하도록 하자. 아니면 '선'이라는 개념의 정의에는 어긋나지만 어쨌건 국경지대는 양국의 경계에 길게 형성되므로 두께가 있는 선, 즉 [[띠]]의 형태라고 이해할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내 영역에 상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선형방어>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 하지만 이런 정주민 국가들과는 달리, 유목민들의 사회상은 '면 위를 떠돌아다니는 [[점(기하학)|점]]'의 형태이고, 유목민의 영역이란 그들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영역이 아니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영역이다. 물론 정주민 국가의 입장에서는 유목민들이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와서 하는 일이란 십중팔구는 결국 약탈이므로 가능하기만 하다면 아예 유목민들이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버리고 싶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무리 농경정주민의 인구와 경제력이 유목민에 비해 우세하다 해도 하나의 점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유목민에 대해 자신들의 영역을 가르는 경계선 전체에 그에 상응하는 역량을 배치해둘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 초기 [[2차 세계대전]]의 전훈을 보더라도, 기동력을 갖춘 집중된 전력의 침입을 선형 방어로 막기는 어려움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이 때문에 정주민 국가의 입장에서는 설령 유목민들이 자국의 영역 내를 들락거린다고 해도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면 자체를 지배하려 드는 다른 정주민 국가와는 달리 유목민들은 약탈이나 한 뒤 다시 나갈 뿐, 그 영역 자체를 빼앗아 자신들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려 들지는 않기 때문. 정주민 입장에서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정주민의 영역에 대한 유목민의 침범이 너무 심해지고 일부 유목민들이 아예 그 자리에 눌러앉기 시작하여 정주 국가가 해당 영역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데 이르거나, 유목민의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영역이 [[영토]]의 중심부(심장부)에 이르는 경우, 또는 본 문단에서 여러번 언급된 것처럼 유목민 사이에서 원대한 시야를 가진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 유목민을 규합하고 이전까지의 약탈 켐페인을 정복 캠페인으로 전환한 경우(=정주민의 영역 자체를 빼앗아 배타적으로 지배하려 드는 시도를 시도한 경우)이다. 결국, 유목민 대 정주민의 관계에서 유목민이 정주민의 영역을 가르는 선 내로 침입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유목민과 정주민의 역학구도 내에서 이런 침입-약탈은 일상적인 상황의 일부일 뿐, 정주민 국가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라고 볼 수도 없다. 요약하자면 정주민 국가의 입장에서 변경 정착지의 약탈은 상시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의 일부'''였을 뿐이고, '영역에 대한 지배력 상실'을 겪지 않으면 진짜 [[패배]]를 당했다고는 말할 수 없었던 것. 그리고 통상적인 상황에서, 영역 자체의 상실은 거점 [[방어]]-[[요격]] 전술로 심하게 선을 넘은 유목민들을 털어주는 정도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유목민-정주민 관계에서 "유목민이 침입했는데 바로 [[격퇴]] 못시키고, [[지방]]을 털고 다니게 냅둿으니 정주민의 패배" 라는 식의 관점은 '양측의 교전중에 한 쪽의 병사가 하나라도 죽었으니 그 쪽의 패배" 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관점이라는 것. 즉, [[전술]]적 영역에서 무적처럼 보이지만, 스웜 전술은 전술단계에서의 싸움을 거부하고 [[전략]] 단계의 상위의 싸움으로 끌어올려버리는 것으로 무력화되는 것이 '''[[역사]]적 상례'''라고 할 수 있다. 스웜전술에 맞서는 것이 매우 어려웠던만큼, 유목민들에게 있어서도 스웜전술을 파해하기 위한 정주민족의 [[전략]]적 포진은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유목민족]]의 위협은 적절한 범위 내에서 통제될 수 있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